탈중앙화 전쟁(1) – 이더리움 킬러와의 공성전

중앙화된 시스템은 때로는 예고 없이 유저를 실망시킨다. 2010년도, 블리자드 사의 MMORPG인 World of Warcraft 의 흑마법사 생명력 흡수 스킬 너프는 이 게임을 즐기는 한 청년을 꼬접하게 만들었다. 청년에게 이 사건은 중앙화된 시스템이 사용자 동의 없이 임의대로 서비스 내용을 변경시키는 것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훗날 이더리움이라는 탈중앙화 생태계를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링크)

비탈릭 부테린의 WOW 꼬접(?)으로 탄생한 이더리움은 2021년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생태계를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킨 놀라운 기술이었다. 스마트 컨트랙트란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하면 중개자 없이 안전한 재화의 이동이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AWS에서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면 그 대가를 아마존에 지불하게 된다. 허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 구현된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면 그 대가는 불특정 블록체인 노드 제공자에게 돌아간다. 이렇게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으로 동작하는 어플리케이션을 DApp이라 한다.

다음은 비탈릭이 19세에 작성한 백서 원문 및 한글 번역본의 링크다.
 비탈릭 부테린 블로그 archive
이더리움 백서(en)
이더리움 백서(ko)

이더리움은 DApp의 성장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였지만 현재는 쉽게 해결이 어려운 몇 가지 기술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 가설, 높은 가스비, DAO 해킹 등의 문제들이 지적되는 동안 3세대 블록체인들이 이더리움 킬러를 자처하며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하였다.

이더리움의 문제들

블록체인 트릴레마(blockchain trilemma)문제란 확장성(scalability),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보안(security) 이 세가지 가치를 동시에 만족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확장성(scalability) : 사용자나 트랜잭션이 늘어나더라도 처리비용이나 시간이 증가하지 않아야 한다.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하나의 중앙화된 엔티티가 아닌 다수의 참여자가 관리하여야 한다.
보안(security) :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탈취하려는 악의적인 공격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

비탈릭 부테린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언급한 가설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비탈릭은 기술 발전으로 트릴레마 문제를 극복 가능하다고 여러 번 언급하였다.

트릴레마 외에도 이더리움의 과도하게 높은 가스비는 큰 골칫덩이이다. 이더리움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면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이 청구되는데, 이 비용을 가스비라 한다. 가스비는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를 동작시키는 노드의 운영비용으로 노드 제공자에게 전달된다. 헌데 이더리움 토큰의 가격이 올라가고, 스마트 컨트랙트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가스비가 과도하게 비싸졌다.

간단한 송금이나 결제를 수행하려 해도 한화로 대략 몇만원 정도 소요되는데, 소액결제라도 할라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더리움의 가스비는 특성상 사용자 간에 경쟁이 발생하면 급등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 끌 수록 가스비가 높아지게 될 것이고, 가스비가 높아지면 사용자 부담이 발생하면서 서비스의 인기를 하락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업데이트를 통해 가스비를 낮췄음에도 최근 이더리움 기반 NFT 발행이 붐을 이루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가스비가 과도하게 올랐다. 지금이야 높은 가스비를 지불하고라도 얻은 NFT의 가격 상승분이 더 높기 때문에 괜찮은 것 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가스비는 결국 이용 수수료이다. 수만원 ~ 수십만원 어치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네트워크는 어느 시점이 되면 외연 확장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이더리움의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는데, 고쳐쓰거나, 이더리움 위에 덧대거나, 새로 만들거나 이렇게 3가지 접근이 있다.

이더리움 2.0 : 이더리움 자체를 고쳐쓰는 방법이다.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레이어2 :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동작하는 레이어를 잘 만들어서 기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3세대 블록체인 :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대신하는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는, 일명 이더리움 킬러들의 접근법이다.

3세대 블록체인 – 이더리움 킬러들


이더리움 2.0이나 레이어2 솔루션은 이더리움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법이지만, 3세대 블록체인은 이더리움을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므로 필연적으로 이더리움과 경쟁관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더리움의 초기 설계 헛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느린 트랜잭션과 높은 가스비, 이 두 가지를 개선한 프로젝트들의 도전이 거세다.

카르다노

최근 부진에 빠지긴 했지만, 카르다노는 가장 유력한 이더리움 킬러 후보다. 이더리움 재단의 전 CEO였던 찰스 호스킨슨의 주도로 만들어졌으며, 검증 단계가 엄격하고 단단한 아키텍처와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에 비해 개발속도가 1~2년 정도 느리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2021년 9월, 알론조 하드포크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해졌기에 생태계에 다양한 DApp(탈중앙화 앱, Decentralized Application)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선대스왑이라는 Dex 의 런칭을 앞두고 있어, 솔라나에게 뺏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발란체

아발란체는 ‘로켓단’이라는 의문(?)의 단체가 작성한 논문, ‘Snowflake to Avalanche: A Novel Metastable Consensus Protocol Family for Cryptocurrencies‘이 ipfs.io에 올라오면서 시작되었다. 코넬 대학의 에밀 군 시러 교수는 이 논문에 영감을 받아 아발란체 프로젝트를 만들었으며,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구성된 DApp 생태계 덕에 강력한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 지위를 획득하였다.

솔라나

솔라나는 2021년에 가장 급성장한 3세대 블록체인으로, 카르다노를 제치고 차세대 이더리움 킬러로 각광받는 프로젝트이다. 아나톨리 야코벤코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아직 메인넷 베타 버전을 운영중임에도 불구하고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역사증명(Proof Of History)라는 창의적면서 과감한 방식의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통해 트랜잭션 속도를 극적으로 높였으며(65k tps), 개발자 친화적인 툴체인 구성으로 DApp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였다.

DApp 트렌드 – Dex , DeFi , P2E , NFT

사용자들에게 인기있는 DApp 트렌드를 살펴보면 블록체인 플랫폼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동작하는 DApp들의 최근 30일(2021-11-03 ~ 2021-12-03) 사용자 순위 Top5를 주요 플랫폼 별로 정렬한 리스트이다. (Axie Infinity는 주요 플랫폼은 아니지만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비교를 위해 추가하였다. 카르다노는 아직 DApp이 없다.)

이더리움 DApp Top5 (최근 30일 기준, 출처: dappradar.com

솔라나 DApp Top5 (최근 30일 기준, 출처: dappradar.com

아발란체 DApp Top5 (최근 30일 기준, 출처: dappradar.com

폴리곤 DApp Top5 (최근 30일 기준, 출처: dappradar.com

로닌(액시인피니티) DApp Top2 (최근 30일 기준, 출처: dappradar.com

DApp 사용자 수는 이더리움이 1위이기는 하지만 솔라나, 아발란체, 폴리곤의 사용자와 격차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액시인피니티는 이더리움 진영의 1위인 유니스왑을 압도하기도 한다!) 특히 솔라나의 Raydium이나 아발란체의 Trader Joe, 폴리곤의 QuickSwap 같은 경우 사용자 증가율이 각각 33%, 191%, 59% 로 가파른 성장세이다.

DApp의 종류는 Dex가 3개, NFT 거래소가 3개, DeFi 11개, 게임이 4개로, 단연 DeFi DApp의 수가 많고, 나머지는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NFT 거래소의 경우 전반적으로 사용자가 감소하는 추세이나, 아발란체의 NFTrade 같은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는데, 이더리움 DApp 3위인 Uniswap v3는 이더리움의 높은 가스비를 감당하지 못해 폴리곤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폴리곤의 경우 레이어2 솔루션이기 때문에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의 이동이라 볼 수도 있겠으나, 전반적으로는 이더리움의 견고한 DApp 생태계가 높은 가스비와 낮은 트랜잭션 처리량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도전자들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의 반격, 2.0

이더리움 진영도 도전자들의 위협을 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컨센서스 방식을 PoW에서 PoS로 개선하고 샤딩을 지원하는 이더리움 2.0 네트워크가 개발중이다.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는 비콘체인, 머지, 샤드체인 3단계로 나뉘는데 이중에서 비콘체인은 2021년 12월 1일에 적용되었다. 머지와 샤드체인은 2022년에 완료 예정이다.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낮은 tps와 높은 가스비 문제는 구조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로 WASM(웹 어셈블리)를 지원하게 되므로 javascript 언어로 DApp을 만들 수 있다. javascript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매우 큰 언어이므로 현재보다도 많은 DApp의 출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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