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보는 프로그래머 신입사원의 경쟁력

얼마나 이 글이 읽힐지는 모르나, 혹시라도 취준생 개발자가 읽고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서 써본다. 면접관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내 생각이 정답인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면접관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함.

요즘 취준생들은 3년차 경력직이 무색할 정도로 외부 스펙을 잔뜩 쌓는 경우가 많다. 팀프로젝트 여러개에 합숙 코딩 학원(?? 뭐라고 부르지 그 학원처럼 애들 가둬놓고 공부 가르치는…) 다수의 인턴 경력… 취업이 오죽 안되면 이정도로 하겠나 싶을 정도로 처절하게 스펙을 쌓는다.

안타깝게도 외부 스펙 경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무방하다. 프로젝트 개발 경험이 있건 없건 현업에서 제대로 동작하는 프로덕트 레벨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직장에 들어와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새로 시작할 때 익숙함의 차이가 있을 순 있으나 고작 한 달 정도 적응기가 빠른 정도의 메리트가 있달까? 팀 프로젝트 경험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그럼 코딩테스트는 어떨까? 코딩테스트는 중요하다. 코딩테스트에서 떨어지면 면접의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테의 중요도는 딱 거기까지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코테 때문인데… 상당수의 지원자들이 코테에 모든 역량을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 알고리즘 문제풀이 동호회 활동에, 대회를 나가고, 백준 류의 코테 사이트 상위랭커가 되려고 노력하고, 깃헙에 알고리즘 풀이를 업로드하고…

나는 지원자의 블로그나 깃헙 코드를 꽤 비중있게 읽어본다. 특히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어떤 주제들을 공부해 왔는지를 확인한다. 간혹 취업을 위해 급하게 블로그/깃헙 계정을 만들고 급조한 내용들을 채우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컨텐츠는 바로 티가 나기 때문에 큰 도움이 안된다.

블로그/깃헙에 알고리즘 풀이만 잔뜩 있으면 그 사람의 다른 역량이 가늠이 안된다. 평소에 관심있게 들었던 전공 수업이나 오픈소스 프로젝트, 프로그래밍 언어 등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남겨둔다면 그건 면접에 큰 도움이 된다.

신입사원에게 뛰어난 실무 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은 없다. 스타트업이면 경력같은 신입을 환영할지도 모르겠는데 적어도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테크기업에서 신입에게 중요한 프로덕션 레벨의 코딩을 강요하는 회사는 내가 아는 한에서는 없다. 그 말인즉, 취준생은 실무 역량보다는 다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거다.

알고리즘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 매우 중요하다. 근데 어느 정도로 중요하냐면 코테를 통과할 정도로만 중요하다는거다. 진짜 중요한건 4년 동안 열심히 배웠던 전공 필수과목 이해도이다. 운영체제, 프로그래밍 언어, 자료구조, 컴파일러, 이산수학, 기타 등등… 면접관은 이런 역량을 면접에서 확인한다. 이 친구가 얼마나 쓰레드와 동기화 전략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OS 프로세스관리, 스케줄링, 페이징, IO를 어느 레벨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다양한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은 어느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있게 쓰는 언어를 어느 수준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등등…

아무튼 요즘 취준생들 너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 스펙 적당히 쌓고, 알고리즘 적당히 준비하고, 전공 필수 지식, 프로그래미 언어 깊이 공부하자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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